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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상화의 국악기 샘플링 작업
  • 조회 수: 21119, 2004-06-28 08:21:27(2004-06-28)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menu=c10200&no=173734&rel_no=1&index=3 제목 없음
    "굿거리장단이 세계 팝계를 매료시킬 것"
    6년여의 작업 끝에 한국전통음원 디지털화 발표한 최상화씨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김기(mylove991) 기자   
    ▲ 국악기의 샘플링 작업을 보여주는 '디지털 국악 감상회'
    ⓒ2004 김기

    한국 음악의 세계화를 위한 희소식이 발표되었다. 비록 발표 규모는 작고 조촐하였지만 6월 25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열린 <디지털 국악 감상회>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24, 25일 양일간 열린 이번 발표회는 현재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예술감독으로 있는 최상화씨가 지난 6년간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국악음원의 디지털화 작업의 1차 발표회이다.

    한국음원의 디지털화란 조금 낯선 조어는 쉽게 말해서 연주자 없이도 한국악기가 내는 소리를 컴퓨터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신시사이저에는 단지 피아노에서 파생된 소리뿐만 아니라 트럼펫, 드럼, 기타 등의 다양한 음원이 들어있다. 해서 간단해 보이는 신시사이저가 어떤 음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기타도 되고 드럼도 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음원이 바로 디지털화된 것들이다. 이러한 음원의 디지털화는 독일에서 개발되어 미국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과거 얼마 전까지는 이런 디지털 음원의 활용은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고가의 신시사이저거나 전문가들의 영역에서나 활용되었던 것이다.

    ▲ 샘플링 시연을 하고 있는 이상준, 성지은, 김지숙의 모습과 아래는 샘플링한 음원의 디지털 화면
    ⓒ2004 김기

    그러나 퍼스널 컴퓨터가 펜티엄급으로 상향되자 디지털 음원은 개인유저들에게까지 활용 범위를 확장하게 되었다. 그 결과 현재 세계적으로 약 5천만명의 디지털 뮤지션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다 뿐, 디지털음원의 활용은 이미 우리들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대표적으로 휴대폰 벨소리나 컬러링이 그렇다. 곧 미국에 있는 세계 배급 회사와의 상용화 계약을 앞두고 있는 최상화씨의 디지털 음원이 본격 출시된다면 장차 휴대폰 벨소리와 컬러링도 근사한 국악으로 대폭 바뀔 것이다.

    최상화씨가 음원의 디지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이었다. 그 가치와 필요성을 느낀 그는 자청해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 가서는 교환교수로서의 역할보다는 디지털음원화의 제반 사항을 익히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국악 디지털 음원화 작업의 결과 그는 약 5만개의 음원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중 상용화 가능성을 가진 것들은 불과 20% 남짓이다. 음원시장의 요구조건은 까다롭고 엄격하기 때문이다.

    ▲ 국립국악관현악단 최상화 예술감독
    ⓒ2004 김기
    이날 발표회는 그런 디지털 음원화 작업을 일반인에게 한 과정씩 소개하는 정도였다. 실제 스튜디오에서 했던 샘플링 작업을 재현해서 직접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그 개념들이 낯설기만 하였다. 그러나 스크린을 통해 직접 컴퓨터의 조작과 설명을 듣다보니 쉽게 이해가 되었고 서서히 빠져들게 되었다.

    국악 디지털 음원은 총 44종의 국악기와 각종 구음을 추출하였는데 그 구성요소(소리형태)는 다시 세 가지 방법으로 구분된다. 첫번째가 단음(one shot)이고 두번째가 단음을 반복시켜 멜로디화한 루프데이타(loop data)이다. 세번째는 인트로 데이타(Intro Data)로 30초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음원이다.

    그렇게 만든 국악기의 음원화는 예상보다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우리 국악기는 서양악기들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법이 독특하여 꺾는 소리, 떠는 소리 등 다양하고 성음에 있어서도 곱고 깨끗한 소리 외에도 거친 듯한 맛이 나는 것이 서양악기와 특징지어지는 부분들이다.

    가야금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줄 하나를 다루는데도 '뜯는 주법' '튕기는 주법' '집는 주법' 등 참으로 다양하다. 그러한 주법을 일일이 모두 구분하여 모두 음원화한 결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원음 재현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 사람이 연주하는 듯한 착각을 가질 정도였다.

    그러나 아직 국악의 완전한 디지털 음원화를 선언할 시기는 아니다. 최상화씨 자신도 그 점을 강조하였다. 세계 시장이 우리 음악의 특징인 거친 맛에 익숙하지 않아 상품으로써의 보편성을 부여하기 위해 우리 음악의 특성들을 일부 포기해야 하는 점이 있다. 또한 인트로 데이타나 루프 데이타에 있어서도 진양이나 중모리 등 느린 장단은 지구촌 전반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 디지털 음원화한 소스를 가지고 아마추어가 임의로 작곡한 가야금곡
    ⓒ2004 김기
    그것은 우리 악기가 가진 본연의 음색에 대한 장인적 작업이라는 숙제와 함께 향후 우리 음원의 세계화를 위한 커다란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최상화씨는 발표회 말미에 대단히 의미 있는 말을 던져주었다.

    "이제 세계 팝계는 리듬이 고갈된 상태입니다. 조만간 우리 굿거리 장단이 세계 팝계를 매료시킬 것입니다."

    황당하게 들리지 않는 말이다. 유럽의 리듬은 이미 20세기에 소진되었고 남미, 아프리카의 리듬들이 팝계의 중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세계 디지털 뮤지션들은 새로운 리듬(장단)에 목말라 있으며 최상화씨의 음원이 세계 시장에 먹혀들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우리 장단에 매료될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을 기대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의 노력보다 몇 배의 시간과 인력이 필요할 것이며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고집도 요구될 것이다. 또한 하나마나한 얘기지만 이러한 의미있는 콘텐츠 사업에 기관의 도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발표회를 통하여 이미 별도로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더욱 자극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최상화씨를 비롯한 국내의 디지털 음원화 작업자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흩어진 개인의 역량들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때 우리 굿거리장단이나 자진모리 장단이 세계인의 감성을 휘어잡을 그날을 실현 가능한 미래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004/06/26 오후 12:32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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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한소리

    2004.06.28 08:22

    샘플은 어디서 파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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