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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이빨
  • 조회 수: 10401, 2014-12-02 21:40:20(2014-12-02)
  • 2014.12.02.


    오늘 갑자기 어머니가 치실이 있냐고 물어 보신다.


    꼭 치실하라고 그렇게 말씀 드렸건만

    듣지 않으시고 

    이쑤시개로만 하시더니


    갑자기 찾으시길래

    궁금해서 예전엔 그렇게 내가 얘기했건만 갑자기 왜 찾으시냐고 물었더니


    티븨에서

    "모든 병의 근원은 

    사람의 이빨에서 안좋은 게 많이 생겨서 

    뇌에도 나쁜 균이 올라가고 다른 곳에도 퍼지니

    꼭 치실을 사용하라"는 

    교양 티븨를 보셨나 보다 


    그래서 

    치실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어머니가 치실을 직접 사용하는 걸

    옆에서 지켜봤는데


    아래쪽 앞니가 약간 흔드리셨다.


    난 순간 겁이 나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병원에서 뿌리 일부가 살아 있어서

    임플란트 하는 것 보다는 

    쓸 때까지 쓰다가 

    나중에 임플란트를 하던지 옆 이빨에 덧댄다고 하셨다.


    더더욱 굼금해 

    왜 그렇게 됐냐고 했더니


    나를 낳고 나서 부터 그렇다고 하신다.


    치실 사용하실 때 아주 조심스럽게 하란 말 밖엔 드릴 말이 없었다.



    내 실력과 그림 파는 능력(?)에는 

    도저히 직업화가로는 안될 것 같아

    그림을 포기하고 


    어머니의 권유로

    정말 하기 싫었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지금 이 일을 어머니랑

    매일 10시간 가깝게 10년을 지내오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행복한 일들도 많았다.


    하지만 어머니의 이빨을 보니

    가슴이 아프고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난 저런 걸 지금에서야 처음 알았구나 하는 미안한 마음부터

    우울한 마음까지......


    결국엔 사람 사는 

    목적 또는 이유는 행복이란 걸 

    더더욱 절실히 느낀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남을 더 알아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걸......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걸 ......


    내가 잘못한 걸 느꼈으면100%는 아니겠지만

    잘못한 걸 반성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경험으로 또 느꼈다.


    ㅠㅠ


    어머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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